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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자의 해외축구

에브라의 매너손.

 에브라의 매너손.


<출처 SBS ESPN 캡처>


얼마전
SBS <런닝맨>에서 여자 게스트를 업은 유재석의 매너손이 너무 과했던 것이 아니냐는 기사를 봤다. 개인적으로 유재석을 좋아하기 때문에 그 기사에 콧방귀를 뀌어줬다. 하지만 지금 대한민국은 매너손 열풍을 넘어 매너손 강박증까지 생길 기미가 보이고 있다. 이것을 절대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건 아니다. 분명한 건 서로에 대한 매너가 도에 넘치더라도, 부족한 거 보단 낫다는 것이다. 생각을 해보라. 사람 살기엔 서로가 매너 없는 세상에 사는 것보단 매너가 조금 지나친 세상에서 사는 게 낫지 않겠나? 더군다나 지하철 막말녀’, ‘폭행남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 세상에서 말이다.

한국시간으로 어제 저녁 맨유는 맨체스터 올드트라포드에서 열린 2011/2012 프리미어리그 25라운드 리버풀 상대로 2-1 승리를 거두었다. 하지만 경기 시작 전부터 세간에 더 큰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이 있었다. 그것은 인종차별 발언으로 구설수에 얽힌 에브라 와 수아레즈 두 선수의 마찰이었다. 리버풀의 케니 달글리시 감독은 경기 전 인터뷰에서 수아레즈는 에브라와 악수를 나눌 것이라 말했지만, 보란 듯이 수아레즈는 에브라의 악수를 무시했고, 에브라가 손목을 잡자 그것마저 신경질 적으로 뿌리쳤다. 8경기 출장정지라는 징계에 대한 앙갚음으로 보인다.

수아레즈는 자신이 가해자든 피해자든 에브라와 악수를 나눴어야 했다. 경기 전 상대 선수끼리 악수를 나누는 것은 서로의 페어플레이를 다짐하는 행동이다. 좋게 마무리 될 수 있었던 감정의 골이 수아레즈가 아찔한 상황을 연출 시키면서 결국 악화 버렸다. 그 행동은 개인간 감정 마찰이 경기장 전체를 넘어 그 경기를 관전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자신의 나쁜 기분을 전이 시키는 아주 어리석은 행동이었다. 지구 반대편에서 경기를 지켜보던 나조차 좋지 않은 감정 때문에 편하게 관전할 수가 없었다.

당해 본 사람은 알겠지만, 모욕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그런 의미에서 에브라는 상당히 신사적인 행동을 했다. 페어플레이 정신에 있어 위배되지도 않았고, 사사로운 감정을 경기장 안으로까지 들고 오지 않았다. 만약 어떤 선수든지 감정을 들고 왔다면 그 경기에 대한 열정으로 바꿔서 그 감정을 소모 시키는 것이 맞았다. 물론 경기 종료 직 후 에브라의 행동이 논란거리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수아레즈는 이번 계기로 인과응보라는 지혜를 배웠길 바란다.

덧붙이자면 수아레즈는 경기 직 후 트위터에 보이는게 전부가 아니야라는 심경을 전했는데, 보이는 것부터 잘하라고 말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