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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자의 해외축구

성장통이 너무 아픈 첼시.




 춘기 시기에 접어 들면 이유 없이 다리 통증이 올 때가 있다. 그게 바로 '성장통'이란 것인데, 나도 사춘기 시절 한밤중 다리가 너무 아려서 밤잠을 설친 적이 있다. 발랄한 여인 때문도 아니고, 그 놈의 성장통때문에..
그런데 요즘 영국 축구계에도 심하게 성장통을 앓는 한 팀이 있다. 바로 'The blues' 첼시다.

 많은 강팀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첼시는 유독 힘들어 보인다. 적어도 다른 팀들은 팔이 안으로 굽는다.
팀의 성적이 나쁘고, 선수단의 활약이 미진할 때 조차 한 두 시즌 정도는 참고 감싸주는 구단이 있다.


 하지만 첼시는 조금 불쌍해 보이기까지 하다. 축구의 관심이 아주 많은 구단주의 팔이 안쪽으로 굽어 자주 때린다.
선수들은 많이 사왔는데 성적이 안나오니 이해도 된다. 구단주가 가진 축구애정도 욕 할 수는 없다. 다만 이 돈 많은 구단주의 애정이 날카로운 양날의 칼이다. 첼시가 로만 이브라모비치 구단주 때문에 비약적인 성장을 거둔 건 사실이다. 다만 구단의 구단의 위에 있는 사람과 구단의 밑에 있는 사람들의 시선 차이가 있는데, 한 쪽의 시선을 강제한다는 느낌을 받는다.

 


 첼시의 최근 성적은 컵대회 포함 7경기 1승4무2패다. 초라한 성적임에 여지없다. 최근 치러진 22일 챔피언스리그 16강전 나폴리와 경기는 첼시가 후안 마타의 선제골을 넣고도 내리 3골을 내주며 역전패를 당했다. 요즘 첼시 경기를 보면 이기는 데 자신감을 잃은 모습이다. 감독의 경질설, 선수단 불화설 등 루머와 진실을 가리기 힘들 정도로 구단 내 힘든 사정이 새어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정상적인 경기를 펼치긴 힘들다.

 난 하나의 축구팬으로써 첼시의 부진을 털어낼 열쇠는 두 개라고 생각한다.
첫 번째, 현재 분위상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구단주의 진심어린 독려'다. 지금 첼시 선수단은 양쪽에서 심적 압박을 받고 있다.
구단주의 압박도 받아내야 되고, 언론의 가십질도 견뎌 내야 한다. 여기서 하나의 압박이 사라진다면 더 좋은 경기를 보일 수 있는데, 언론은 말리지 못한다. 구단주가 조금 참고 호의를 보였으면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번 시즌 내내 상황이 악화될 뿐이다.

 두 번째, 그나마 가능성이 있는 건 '토레스의 부활'이다. 현재 그의 몸 상태는 좋다. 첼시는 아직 4위권 경쟁에서 머무는 팀이고 지금 그만큼 중요한 시기다. 첼시의 미들진이 예전보다 쇠퇴하긴 했지만 4위 경쟁의 할 만한 미들진과 수비진은 된다고 생각한다. 이젠 스트라이커의 골만 남았다. 그가 첼시의 부진과 분명 상관관계가 있는 만큼 그의 골 가뭄해소는 중요한 열쇠가 된다.
(그가 수비형(?) 스트라이커로 발돋움 하는 모습을 볼때마다 콧날이 시큰하다.)


 지금 영국 축구계 지각 변동이 심하게 일어나고 있다.
09-10시즌 토튼햄이 BIG4의 균열을 만든 뒤, 지금은 맨시티와 함께 그 균열을 열심히 벌리고 있다.
EPL안에서 서로의 영향력을 확보하고자 상당히 치열한 시즌이다.
난 여기서 첼시가 그 균열속으로 빨려 들어 갈 것이라곤 생각하지 않는다.
축구에 애정을 가진 돈 많은 구단주도 있다. 첼시는 이번 시즌 잘 견뎌내야 한다.
솔직히 말하면 이번 시즌 때문이라도 다음 시즌이 기대된다.
성장통을 겪은 아이가 키가 크듯, 성장통을 겪은 첼시는 이번 시즌보다 다음 시즌이 분명 더 강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