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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자의 감성공간

내 생의 중력 - 홍정선 강계숙 엮




 2년 전이었나.. 영화 『인빅터스』를 봤었습니다.
영화의 주제를 대충 말하자면, 남아공 넬슨 만델라 대통령과 미식 축구 관련된 실화를 바탕한 영화인데,
<모건 프리먼>과 <맷 데이먼>이 주연하고 <클린트 이스트우드>감독이 연출한 작품입니다.
감독과 배우진만 보고, 감동을 목적으로 한 영화구나 생각했었죠.
사실 감동을 기대하고 보면 감동을 받기 힘듭니다. 그런데 감동을 받았습니다.

  그 감동의 50%는 영화였고, 나머지 50%는 영화 도중에 나온 시 한편이였습니다.
그때부터 였지 싶어요. 감정의 조각들을 2시간 동안 하나하나 쌓으며 감동을 느낀 영화보다,
한 편에 시에 매료돼, 시집을 사기 시작했죠.
테마 별로 책을 한 번에 여러권 사곤 하는데, 시집도 단골 손님이에요.

 제가 느낀 시집의 매력은 책 갈피를 쓰지 않는데 있어요.
어떤 고민을 안고 침대를 찾아도 어느 쪽이든 펼쳐들면 하나의 지성이 기다리고 있으니까요.

『내 생의 중력』은 문학과 지성 시인선이 400호를 맞아 출간한 시집입니다.
100호, 200호, 300호 처럼 이번 400호도 301~399호에 실린 시인 83명의 시 중에 골라 엮었죠..
다른 시집들에 비해 골라 먹는(?) 재미가 있습니다. 문학과 지성사의 시인선은
대한민국의 한 출판사가 33년간에 걸쳐 한국의 시를 포기 하지 않았다! 란 존재감을 보여줍니다.
시에 대한 내공이 탄탄하고요.

 개인적으로 자기 전에 시 한편이 가장 맛있습니다.
잠들 기 전까지 그 한편을 머릿속에 곱씹으며 그 맛을 느끼기 때문이죠.


이건 영화 『인빅터스』에 나오는 시입니다.


인빅터스

                                - 윌리엄 E 헨리

나를 감싸고 있는 밤은
온통 지옥같은 암흑
신들이 어떻게 하든지
정복되지 않는 내 영혼에 감사하여라

잔인하게 쓰러진 상황에서도
나는 움츠러들지도 크게 울지도 않으리
내 머리에 피가 나도록 위협해도
나는 굽히지 않으리

분노와 비탄 너머에
어둠과 공포만이 거대하고
오랜 세월의 위협에도
나는 두려워하지 않으리

문이 좁은 것은 중요치 않다
어떤 벌도 문제되지 않는다
나는 내 영혼의 주인

나는 내 영화의 선장인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