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말하는 꽃놀이를 다녀왔습니다.
사실 지인들에게 꽃보다 사람이 많다는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듣고..
이거 꽃놀이를 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깊은 고민을 했었는데..
봄도 짧아지고 흐드러지게 핀 꽃을 살면서
얼마나 더 볼 수 있겠냐는 생각에 꽃놀이를 다녀왔습니다.
사실 이번 주가 지나면 꽃잎이 많이 떨어지고,
듬성듬성난 꽃들 밖에 볼 수가 없기 때문에
사람들이 상당히 많이 몰리더군요.
아마 저번주보다 이번 주가 더 심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도로 정말 많이 막혔지요.
그 덕분인지 제 마음에는 꽃 대신 작은 불만들이 피었는데,
실제로 도착해서 흐드러지고 풍성한 꽃들을 보니,
이 곳이 천국이란 생각이 들더군요.
물론 초점을 고개를 들어 꽃 잎으로 맞췄을 때 이야기고,
다시 고개를 숙여 시선을 정면으로 가져간다면
어마어마한 사람이 혼돈을 방불케 하였습니다.
저도 그 혼돈 속의 일부였고요.
아무튼 기나긴 겨울 동안 생명이 움츠려 있는 모습만 보다가
새삼 생명들의 활발한 활동을 보고 있으니,
꽃이 주는 미학적 아름다움도 강하지만
생명이 가진 생명 그 자체의 아름다움 또한 느껴지네요.
확실히 도시를 다니며, 간헐적으로 보았던 꽃들에게선
이런 느낌을 얻기 힘들었는데..
한 곳에 모여서 모든 시선을 지배하는 꽃들을 보고 있으니
자연스럽게 이런 경외감이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꽃 구경을 했네요.
사진도 여러 장 찍고 짧아진 봄을 놓칠까봐
부단히 애썼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봄마다 기회가 된다면 꽃 놀이를 자주 다녀야겠네요.
사실 꽃놀이를 갈 때마다 사람에 치인 기억이 많아서
최근 몇 년새 꽃놀이를 거의 가지 않다 시피 하였는데..
이번에 꽃 구경을 가서 꽃에 반하였네요.
벌써부터 내년 봄이 기대되고 있습니다.
내년 봄에는 좀 더 멋진 곳에 가리라 다짐을 했기 때문이죠.
꽃잎이 질 때쯤에는 푸른 숲 길을 거닐로
산에 한 번 올라가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