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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자의 감성공간

주사위는 던져 졌다.


 마 2010년 여름 이었던가.
영화 <인셉션>을 보고 난 후 "문든 나도 마음의 안정을 주는 어떤 토템이 있었으면 좋겠다."란 마음이 들었어요.
인셉션을 봤던 분들은 알겠지만, 주인공은 작은 팽이를 들고 다니며,
이것이 꿈인지 현실인지 혼란이 올 때, 그 팽이를 돌려보고 마음의 안정을 찾았죠.
그리해서 그 당시에 저도 마음이 조금 불안정했기에
'나에게 선물을 하나 하자' 해서 상징적은 물건을 하나 사기로 했습니다.
어떤 토템이 어울릴까? 라 곰곰히 생각하다 보니, 평소에 즐겨 생각했던 말이 떠올랐어요.
그 말은 바로 '주사위는 던져 졌다.'인데요. 율리우스 카이사르가 루비콘 강을 건너며 한 말인데
'이미 행동했으니 돌이킬 수 없다'란 뜻입니다.
인생을 나름 스펙터클하게 살아가고 있는 입장이여서 그런지 꽤나 좋아하는 말이였죠.
(게다가 주사위라.. 가격 부담도 *-_-*..)
이미 엎질러진 물! 되는데 까지 해보자! 이런 식으로 자신을 달래던 말이였어요.

  생각이 든 후 다 큰 청년이 동네에 계신 문방구에 친히 방문하시어 작은 주사위를 찾고 있으니,
주인 아주머니가 이상한 눈으로 쳐다봤던 기억이 새록새록 나네요.
아마도 약간 과장되게 해석하자면 '약간 모지란 사람'으로 본 것 같기도 해요ㅎㅎ
그래도 그저 점잖게 물어보니 이내 경계는 푸셨던 것 같네요.
하지만 아쉽게도 내가 원하는 작은 주사위는 없고,
무식하게 큰 주사위 밖에 없어 목적은 달성하지 못했죠.
하지만 동네에 문방구가 한 둘인가요? 주변에 학교들도 많아서 여기 저기 쑤시고 다녔죠.
그냥 저녁에 시내 나가는 길에 대형 문구점 들러서  사면 될 걸 가지고;; 토요일 아침을 그렇게 썼었죠.ㅎㅎ
둘러 보는데, 드디어 작은 주사위 파는 곳 발견! 한 개 200원 주고 6개 샀었네요.
그런데 지금은 보고 시피 너무 작아서 대부분이 실종 신고 상태에요. ㅠㅠ

 즘 내 정신의 바이오리듬이 한참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어서, 책 한쪽 펼쳤다 집중도 못하고,
문득 책장 위에 놓인 주사위를 바라보자 주사위가 덩그런히 놓여져있네요.
그때의 추억은 덤이기도 하구요.. 

 금 이 글을 보고 계신 여러분들은 혹시 자신을 지탱하는 물건이나,
마음 속에 새긴 글귀 하나 쯤 가지고 계신 분이라면,
잊고 살았던 것들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는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