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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자의 이야기

포항에 다녀왔습니다.


저번 주말 쯤에 포항에 다녀왔습니다. 뭐 이런 저런 날들도 겹치고 친구 커플과 함께
그리고 여자친구와 함께 포항에 갔다왔지요. 이번 포항을 다녀오면서 저의 목적은 낚시였습니다.
사실 겨울 낚시를 무진장 싫어하고, 여름 낚시를 엄청 싫어하기 때문에 봄이나 가을에만 간간히
낚시를 갔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낚시를 거의 못가다 시피 했고, 또 갔었을 때는 상상 초월의
바람이 부는 등 별에 별 경우를 다 겪었었지요.

그래서 낚시 장비도 챙기도 토요일 늦은 오후에 서둘어 포항으로 떠나게 되었습니다.
물론 포항에 펜션 예약은 미리 해둔 상태였고, 늦은 오후 저녁을 먹지 않고 가던 통에
가자마자 지글지글 고기부터 구워먹었네요. 오랜만에 펜션에 놀러가서 고기를 구워먹었더니
사먹는 것보다 한결 맛있었습니다.

요즘 캠핑이 유행이고 많은 사람들이 캠핑을 한다던데, 이런 고기맛을 볼 때마다 저도 캠핑족이
되고 싶은 마음이 한 가득 생기더군요. 하지만 환경적인 문제로 인해 캠핑은 꿈도 꾸지 않고 있습니다.
아무튼 친구 커플이 미리 사놓은 고기와 새우들은 폭풍 흡입하면서, 굶줄였던 야성미를 먹는 것에
한 껏 풀고나니 슬슬 바람 한 점 없이 날 기다리고 있는 바다가 눈에 들어오네요.

그래서 고기를 먹던 것을 얼릉 준비하고, 옷은 최대한 두껍게 입고 뒤뚱뒤뚱 낚시하러 걸어나갔습니다.
물론 펜션 앞 방파제였기 때문에 충분히 걸어갈 수 있었고, 인적도 드물어 상당히 조용했죠.
이 덕분에 어떤 집 앞을 지나가다가 개가 짖는 소리에 놀라 넘어질 뻔도 했습니다.

어쨌든 바람 한 점 없고, 낚시 하기에는 최상의 조건이라 생각되는 날이였습니다.
다만 낚시가 안되는 핑계는 6만 가지 정도가 준비되어 있기 때문에 낚시가 안된다면, 언제든 그 핑계를
꺼낼 준비 하고 채비를 열심히 했죠. 그리고 바다를 향해 무지막지하게 던졌습니다.
그냥 팔이 떨어져라 던졌고, 덕분에 낚시대 하나 바다에 빠뜨려, 잠시 쓴 맛을 보았죠.

이 쓴 맛은 정말 단 맛에 불과했습니다. 새벽으로 접어드는 시간이였는데도 바람이 없었는데도
채비를 바꿔서 계속 던지는 데도 입질은 커녕, 물고기도 보이지 않더군요. 덕분에 슬슬 낚시가
안되는 6만 가지 핑계 중 하나를 꺼내어 쓰고 있었습니다.

그 핑계는 다름 아닌 보름달. 휘엉청 밝은 달은 물 속을 환희 빛추어 물고기의 경계심을 높이고,
집 밖으로 나오지 않게 하기 때문에 낚시하는데 좋지 않은 환경이라는 걸 어디서 주워들었습니다.
때마침 휘엉청 밝은 보름 달이 뜨고 있었고 혼자 위안을 했네요. 그러고는 3시간 정도를 낚시 했는데,
낚시를 접기 전에 2마리를 낚긴 낚았습니다. 다만 그 사이즈나 어종을 보았을 때 전혀 먹을만하지 않아
사진을 찍지도, 먹지도 않고 바로 방생해버렸네요. 올 해는 유난히 낚시와 인연이 없는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