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아자의 감성공간

꽃처럼 웃을 날 있겠지요.

[꽃처럼 웃을 날 있겠지요.]

제가 요즘 푹 빠져있는 시 한편 소개드릴까 합니다.
가을이 지나고 겨울이 되서 그런지, 어딜 거닐어도
눈꽃 이외엔 꽃을 보기가 힘들어졌습니다.

이런 꽃에 대한 그리움 때문일까요..?
요즘 박용태 시인의 시 '꽃처럼 웃을 날 있겠지요.'가
자주 생각나고 하루에 한 번 씩 보는 것 같네요.

예전에도 박용택 시인님의 시 한편에 너무 매료돼
소개를 드린 적이 있는데, 요즘도 같은 증상을 겪고 있어
이렇게 소개를 드리네요.

일단 시를 한 번 보고 나서, 남은 이야기를 이어가겠습니다.
그럼 감정을 차분하게 놓고 시를 온전히 읽어보세요^^




꽃처럼 웃을 날 있겠지요 (박용택)

작년에 피었던 꽃
올해도 그 자리 거기
저렇게 꽃 피어 새롭습니다
작년에 꽃 피었을 때 서럽더니
올해 그 자리 거기
저렇게 꽃이 피어나니
다시 또 서럽고 눈물 납니다

이렇게 거기 그 자리 피어나는 꽃
눈물로 서서 바라보는 것은
꽃 피는 그자리 거기
당신이 없기 때문입니다
당신 없이 꽃 핀들
지금 이 꽃은 꽃이 아니라
서러움과 눈물입니다

작년에 피던 꽃
올해도 거기 그자리
그렇게 꽃 피었으니
내년에도 꽃 피어나겠지요
내년에도 꽃 피면 내후면,
내내후년에도 꽃 피어 만발할테니
거기 그 자리 꽃 피면
언젠가 당신 거기 서서
꽃처럼 웃을 날 보겠지요
꽃같이 웃는 날 있겠지요



이 시가 생각날 때면, 감성에 빠져드는 것이 아닌..
마음이 절절해지는 아픔을 느낍니다.
화려하게 아름다운 꽃 속에 감춰진 아픔을 보는 것 같다고 해야할까요..
꽃과 그 아픔이 대비되어 저에게 그 명암이 너무 잔인하게 보여지는 듯 합니다.

그리고 이런 이별의 아픔, 사랑의 아픔 같은 것들,
지나가는 사람 누구나 하나 쯤 가슴에 지고 살아가는 것을
생각해보면 딱히 없던 인류애마저 생기는 것 같죠.

보통 10월이 시(詩)월이라 하여, 시를 읽는 계절이란 말이 있는데,
저는 겨울에 감성이 최고조에 달하는 만큼, 겨울만 되면
시 읽기에 여념이 없는 듯 하네요.

그럼 꽃처럼 웃을 날 있겠지요에 관한 소개 포스팅을 마치겠습니다.
이 시 한편이 추운 겨울 약간의 온기라도 불러 일으켰다면,
더 바랄게 없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