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가뭄은 유난히 극심했는데, 몇 일전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태풍마저 영향권에 들었습니다. 사실 비가 몇 일 내리다 안내리겠지 생각하고 있었는데 태풍까지 연달아 찾아올 예정이니 이제 장마라는 것이 느껴집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비오는 것을 좋아합니다. 물론 365일 비만 내린다면 비를 증오하겠지만 종종 내리는 비는 대지의 시원함을 가져다 주고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감성에 젖어들게 만듭니다.
이런 이유로 비오는 날이면 창문을 열어놓고 하염 없이 내리는 비를 자주 바라보곤 합니다. 비를 보면서 이런 저런 생각에 빠지고 또 지나간 추억에 대해서도 되새겨봅니다.
하지만 비를 보는 것만 좋아하지 비 속을 걷는건 무척이나 싫습니다. 저 말고도 많은 사람들이 저와 같은 마음일텐데 장마 기간은 그런 의미에서 조금 싫은 시간들입니다. 하루 이틀 정도 내리는 비는 즐길 수 있지만 피할 길이 없는 장마는 즐기기가 무척 힘이 듭니다.
비로 농사를 짓는 농부분들을 생각하면 장마는 꼭 필요하지만 주말인 지금도 내리는 비로 인해 어딘가 나가기가 꺼려지네요. 이건 게으른 제 탓을 해야겠죠.
이왕 내리는 비 시원하게, 제대로 쏟아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면서 비로 인해 피해를 보는 사람들이 생기지 않았으면 하고 올해 들었던 가뭄도 말끔히 해소되었으면 하네요.
어느덧 올해도 절반이 지나갔는데, 이제와서 돌이켜 보면 올해 전반기는 참 재미있게 보냈던 날들이 아닌가 합니다. 줄곧 가고 싶었던 여행도 다녀올 수 있었고, 이래 저래 저에 대해 돌아볼 수 있는 시간들을 조금씩이나마 챙길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 힘으로 하반기를 살아가야 할텐데, 장마여서 그런지 여유 시간에 움직일 의지마저 생기지 않네요. 그래도 허투로 시간을 보내는 일이 없도록, 비가 오는 장마에도 무언가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봐야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