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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자의 이야기

여자친구가 준 소소한 선물.

 

이상하게도 저는 선물을 받는 것보다 하는 쪽이 항상 마음 편했습니다. 선물을 받고 난 뒤에

리액션이 잘 안나오는 편이며 그런 부담 때문이라도 선물을 받는 것보단 하는 편이 편했지요.

 

그런데 이 선물을 받고선 기분이 안 좋을래야 안 좋을 수가 없었습니다. 물론 수십만원짜리

태블릿을 받은 것도 아니고, 비싼 신발, 좋은 옷을 받은 것도 아닌데 괜시리 기분이 좋아지더라고요.

 

그 선물은 두루마리 휴지 케이스인데.. 뭐 글쎄요.. 전 이상하게 이게 그렇게 마음에 드네요.

비싼 것도 아닌데, 직접 만들어서 주고 또 디자인도 너무 마음에 들다보니 만족감이 상당합니다.

 

평소 두루마리 휴지를 아무데나 놓고 사용하다 보니, 두루마리 휴지 2-3개가 널부러져 있습니다.

이걸 보면 방인지 화장실인지 구분이 안 갈 때가 있었는데 휴지 케이스가 생기고 나니

인테리어 측면에서도 좋고, 확실히 두루마리 휴지가 굴러다니지 않아 좋은 것 같네요.

 

특히 재작년부터 심하게 인기가 많아진 콧수염을 메인으로 만들고, 블랙 앤 화이트라는

깔끔하면서도 제가 좋아하는 컬러를 입혀주었기에 만들때 신경을 많이 썼다는 생각도 드네요.

 

이걸 받고서 다시 한 번 선물이란 것에 대해서 많이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선물에 관해서는 마음이 중요하다, 그래도 물질적으로 정성을 보여주어야 한다는등

갑론을박이 많은 부분이였는데.. 제 개인적 성질을 따져보면 정성이 좀 더 중요한 것 같네요.

 

예를 들어 누군가에 밥을 사주는 것은 돈만 있으면 쉽지만 누군가 밥을 해주는 것은

마음이 없이는 힘든 일이듯 저는 이렇게 정성이 드간 선물이 좀 더 기분 좋은 듯 합니다.

(물론 다른 선물들도 내심 기쁜 건 마찬가지지만요.)

 

아무튼 이 휴지 케이스는 쉽게 마모되지 않으면서 디자인도 마음에 들고 실생활에 활용도도 높아서,

제 실수로 이게 파손되지 않는한 계속해서 함께 있을 것 같은 녀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