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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자의 감성공간

[아름다운시] 좋은 시 추천

아름다운시 좋은 시 추천


오늘은 아름다운시와 좋은 시 추천을 드리려 합니다.
상당히 은유적이며 감성적인 시들로 골라봤구요..
오랜만에 시인의 시선을 느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제가 추천하는 좋은 시와 아름다운 시 한번 감상해보세요..^^


상황 그릇

                             -박라연

내 품이
간장 종지에 불과한데

항아리에 담을 만큼의 축복이 생긴들
무엇으로 빨아들일까

넘치면 허공에라도 담아보자 싶어
종지에 추수한 복을 붓기 시작했다

붓고 또 붓다 보니
넘쳐흐르다가
깊고 넓은 가상 육체를 만든 양

이미 노쇠한 그릇인데도
상황에 따라 변하기 시작했다

뻔히 알면서도 모른척
져줄 때의 형상이 가장
맛, 좋았다

허공에도
마음을 바쳐 머무르니
뿌리 깊은 그릇이 되어 눈부셨다






                            -류근

여섯 살 눈 내린 아침
개울가에서 죽은 채 발견된 늙은 개 한 마리
얼음장 앞에 공손히 귀를 베고 누워
지상에 내리는 마지막 소리를 견뎠을
저문 눈빛의 멀고 고요한 허공
사나흘 꿈쩍도 않고
물 한 모금 축이지 않고 혼자 앓다가
단 한 번의 망설임도 없이 개울가로 걸어간
개 발자국의 선명한 궤적이
지금껏 내 기억의 눈밭에 길을 새긴다



기다린다는 것에 대하여

                                 -정일근

먼 바다로 나가 하루 종일
고래를 기다려본 사람은 안다
사람의 사랑이 한 마리 고래라는 것을
망망대해에서 검은 일 획 그으며
반짝 나타났다 빠르게 사라지는 고래는
첫 사랑처럼 환호하며 찾아왔다
이뤄지지 못할 사랑처럼 아프게 사라진다
생의 엔진을 모두 끄고
흔들리는 파도 따라 함께 흔들리며
뜨거운 햇살 뜨거운 바다 위에서
떠나간 고래를 다시 기다리는 일은
그 긴 골목길 마지막 외등
한 발자국 물러난 캄캄한 어둠 속에 서서
너를 기다렸던 일
그때 나는 얼마ㅏ 너를 열망했던가
온몸이 귀가 되어 너의 구둣발 소리 기다렸듯
팽팽한 수평선 걸어 내게로 돌아올
그 소리 다시 기다리는 일인지 모른다
오늘도 고래는 돌아오지 않았다
바다에서부터 푸른 어둠이 내리고
떠나온 점등인의 별로 돌아가며
이제 떠나간 것은 기다리지 않기로 한다
지금 고래가 배의 꼬리를 따라올지라도
네가 울며 내 이름 부르며 따라올지라도
다시는 뒤돌아보지 않겠다
사람의 서러운 사랑 바다로 가
한 마리 고래가 되었기에
고래느 기다리는 사람의 사랑 아니라
놓아주어야 하는 바다의 사랑이기에


어떻게 제가 추천한 아름다운시 잘 보셨나요?
좋은 시 추천 드린 것이 마음에 드셨으면 좋겠네요..
그럼 오늘도 충만한 하루 되시길 바랄께요~!
행복한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