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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자의 이야기

외식 대신 선택한 남자 밥상

 


어쩐지 저녁 밥을 풍성하게 먹고 싶은 밤이였습니다..
그래서 낮에 잠깐 외식을 할까라도 생각했지만..
왠지 집에서 맛있게 만들어 먹고 싶더라고요..
(아자는 친구와 함께 쓰리룸에 거주중입니다..)

사실 보편적인 나와서 사는 남자답지 않게(?)
매일 반찬을 만들어 먹는데요..
아마 고등학생때와 대학생때 했던 주방일들이 몸에 익은 것 같아요..
아 그리고! 이 자리를 빌려 음식만드는 포스팅을 하시는 이웃분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ㅎㅎ

매일 댓글로 "저도 한번 만들어먹어봐야겠어요~"라고 달고 다니는데..
그것은 형식적인 말들이 아니라 진실이였어요..
일주일에 2-3번 반찬만드는 날이면, 꼭 참고를 해서 만들어 먹는답니다..ㅎㅎ

그래서 어쨋든 부랴부랴 오이무침도 하고,
느타리버섯볶음 등 기본 밑반찬을 만들고,
오늘의 메인 요리인 불고기와 부대찌개에
독립해서 나온 20대 청년의 피 끓는 열정을 불살라 버렸네요..

아직 무엇하나 뚜렷하게 이룬 게 없는 20대 중반의 청년이..
자기계발과 목표한 바를 이루기 위해
숨막히듯 달려도 모자랄 판에.. 여유와 풍요란 놈이 너무 그리웠나봅니다..ㅎㅎ



위에는 아자가 성스럽게 불고기를 담아내고 있습니다..
불고기 양이 적은지라 흘릴까봐 더욱 더 정성을 쏟은 것 같네요..ㅎㅎ

부대찌개를 끓일 땐 냉장고에 남아있던 파와 양파, 마늘햄, 소세지 등
모조리 썰어서 넣었더니 건더기가 상당히 풍성하더라고요..
다만 맛이 제법 싱거워지며, 부대찌개가 점점 생명을 잃어가길래
긴급히 건강을 생각한 無조미료에 자연100% '매직 파우더' 다시마를 한 스푼 넣었네요..

그랬더니.. 역시나 밖에서 사먹는 부대찌개 맛이 나네요.
부대찌개 맛집의 비밀은 '다시마'인가봐요..(??)

어찌되었든 한상 차리고 보니 젓갈, 김치, 김자반 빼곤 모두 Hand Made라서 그런지
뭔가 뿌듯하면서 "내가 뭔 짓을 했지?", "이렇게 있을 시간은 있어?"란 생각도 들며..
살짝 회의가 왔었는데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짓인데"라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사실 요즘 많은 가치가 뒤바뀌며, 삶에 대해 사색하는 시간이 많아져..
많은 개념들의 가치를 재정립하는 동시에, 정신적 회의와 방황을 거듭하고 있는데..
오늘 저녁은 무언가에 정신을 쏟아서 그런지, 오랜만에 느껴보는 여유와 작은 일탈이네요..



역시 작은 일탈의 끝은 알콜이겠지요..^^?
평소 술을 좋아하지도 않고, 즐겨하지도 않는데..

가끔 집에 앉아서 먹는 맥주 한캔이나 진토닉은
시간을 소비하며 부릴 수 있는 최상의 사치를 누리게 해주네요..
주절거리는 지금 위의 투명하고 시원한 진토닉 한잔을 하며 적고 있는데..

주절거림을 끝내는 이 시점에서 드는 이상한 생각이 하나 있다면,
'사회의 부조리한 순환에서 벗어나고 말테다.'란 생각이 드네요..ㅎㅎ
20대 남자가 보이는 흔한 패기겠지요ㅎㅎ?
휴~ 한 번 밖에 없는 인생 후회없이 살아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