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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자의 감성공간

유명한 시 그리고 좋은 시

유명한 시 그리고 좋은 시

감성
안녕하세요^^ 오늘 유명한시와 좋은 시를 추천드리겠습니다.
오늘은 나름(?) 고민을 좀 많이 했는데, 지극히 제 취향적인 시 인것 같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누구에게나 좋은 시 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데..
아무튼 감이 잘 안잡히네요 ㅎㅎ 아무쪼록 제가 소개시켜드리는
유명한 시와 좋은 시가 마음에 드셨으면 좋겠습니다~!




폭설


                                  -류근

그대 떠난 길 지워지라고
눈이 내린다
그대 돌아올 길 아주 지워져버리라고
온밤 내 욕설처럼 눈이 내린다

온 길도 간 길도 없이
깊은 눈발 속으로 지워진 사람
떠돌다 온 발자국마다 하얗게 피가 맺혀서
이제는 기억조차 먼 빛으로 발이 묶인다
내게로 오는 모든 길이 문을 닫는다

귀를 막으면 종소리 같은
결별의 예감 한 잎
살아서 바라보지 못할 푸른 눈시울
살아서 지은 무덤위에
내 이름 위에
아니 아니, 아프게 눈이 내린다
참았던 뉘우침 처럼 눈이 내린다

그대 떠난 길 지워지라고
눈이 내린다
그대 돌아올 길 아주 지워져버리라고
사나흘 눈 감고 젖은 눈이 내린다

류근




나는 나를 묻는다

                                      -이영유

가을이 하늘로부터 내려왔다
풍성하고 화려했던 언어들은 먼 바다를
찾아가는 시냇물에게 주고,
부서져 흙으로 돌아갈 나뭇잎들에게는
못다 한 사랑을 이름으로 주고,
산기슭 훑는 바람이 사나워질 때쯤,
녹색을 꿈꾸는 나무들에게
소리의 아름다움과
소리의 미래에 대하여 이야기한다
거친 대지를 뚫고 새싹들이
온 누리에 푸르름의 이름으로 덮힐 때쯤
한 곳에 숨죽이고 웅크려
나는 나를 묻는다
봄이 언 땅을 녹이며 땅으로부터
올라온다

좋은시



무반주 계절의 마지막 악장

                                      -최하연

바람이 눈을 쌓았으니
바람이 눈을 가져가는 숲의 어떤 하루가
검은 창의 뒷면에서 사라지고
강바닥에서 긁어 올린 밀랍 인형의 초점 없는 표정처럼
나무나 그름이나 위태로운 새집이나
모두 각자의 화분을 한 개씩 밖으로 꺼내놓고
그 옆에 밀랍 인형 앉혀놓고
여긴 검은 창의 경계
얼어 죽어라 얼어 죽어라
입을 떼도 들리지 않는 숲의 비명
뒷면들마다 그렇게 모든 뒷면들마다
입 맞추며 먼 강의 물속으로
가라앉으리

유명한시


어떤가요? 마음에 드셨나요~?
오늘도 감성 충만한 하루 되셨으면 좋겠구요~
유명한 시에 대한 포스팅 여기서 끝내겠습니다~_~